24년 2월 경에 오랜 거주지를 떠나 타지로 이사를 왔다. 근데 이미 이곳에는 고등학교 친구가 정착 중이었다.
4월 초였나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10대를 함께 보냈고 어느덧 나는 35살이 되어있었다.
근황 토크를 하며 술도 마시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진짜 재밌게 놀았는데
친구가 임신과 난임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난 연애 10년 차, 결혼 7년 차다.
신혼 생활 좀 보내다가 아기를 가져보려 했는데 아기가 안 생겼다.
남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운동 좋아하고 어디 아픈 구석 없이 오히려 건강한데...
동네에 엄청 유명한 한의원이 있는데 한약 한채 지어먹으면 아기가 생긴다고 해서
추운 겨울에 새벽 5시부터 줄 서서 효과 좋다는 한약 한 채를 지어먹었다. 효과가 없었다.
실망이 매우 컸고 몇 개월 반복적인 일상을 지내다 문득 정밀 검사를 받고 싶어서 분당 차병원에 갔다.
남편과 같이 여러 검사를 진행했고 결과는 둘 다 너무 건강하고 자연임신에도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배란 날짜에 맞춰서 숙제를 잘 해결하면 충분히 임신 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그간 난임 스트레스로 인해 아기가 안 생겼나 싶어서 마음의 위로가 되었다.
근데 몇 개월이 지나도 아기는 생기지 않았고 또 몇 개월 뒤 평촌 마리아에 갔다.
분당차 진료기록을 갖고 있어서 별다른 검사는 크게 진행하지 않았고 자임으로 결과를 얻지 못해
다음 플랜으로 진행을 원한다고 했다.
몸과 마음이 여유 있을 때 시작하면 좋을걸 한겨울 현장일이 시작될 때 인공수정을 했다.
새벽 출근길도 고되고 약 먹고 유지하는 것도 현장일도 눈치 보면서 스트레스받는 일도 엄청 많았는데
역시나 또 바라던 일은 생기지 않았다. 의학에 도움을 받으면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그 뒤로 병원도 가지 않았고, 둘이 살아도 충분히 행복해서 잊고 지냈다.
(그럼에도 지나가는 임산부도 아기 있는 부부들도 부럽기도 시기하는 마음도 들어서 몇 년 힘든 시간이 있었다. )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친구가 임신과 난임에 대한 얘기를 꺼냈을 때 뭐 별 생각이 없었다.
나름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을 하긴 했는데 매번 결과가 좋지 않아 실망감도 컸고 또 힘든 시간을 보내기 싫었다.
근데 술 한잔 두 잔 마시다 보니 주된 대화의 내용은 임신이었다^^
혹시나 언젠가 애기를 가질 거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갖는 게 좋다며 35살 우리 나이 아직 늦지 않았다며
같이 시도해보자고 동탄에 유명한 난임 병원 있는데 시험관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그 당시에는 시큰둥하게 생각해 보겠다고만 했는데, 그다음 날 바로 오빠에게 시험관 해보자고 질러버렸다.
둘 다 시험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도 하나 없고 돈만 많이 들고 확률도 낮고 엄청 고된 길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오빠는 아기를 엄청 갖고 싶어했는데 내가 고생할까 봐 말도 못 하고 있다가 엄청 좋아했다.
동탄 제일희망병원은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고 의료진들도 많아서 선택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방문 전 가볍게 전화로 상담하였고, 생리 2-3일 차 방문하면 바로 시험관 진행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동탄제일희망병원 시험관 일정 (주치의: 서동호 선생님)
5월 3일 ₩ 91,520
첫 진료 생리 3일차 방문하여 남편과 같이 검사 진행
5월 7일 ₩14,110
과배란 주사 시작
5월 9일 ₩62,790
과배란 주사 유지
5월 11일 ₩84,330
난자 & 정자채취 (난자 총 9개 채취) 크게 배가 아프거나 힘들지 않았고 생각보다 금방 끝났음.
5월 18일
동결배아 결과 문자 (총 2개 5일 배양 1개, 6일 배양 1개)
9개 채취 중 못해도 6개 정도는 동결시킬 줄 알았는데 2개밖에 안 돼서 조금은 절망적이었다.
배아를 동결시킬 것도 없으니 시험관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자고 마음먹었다.
5월 21일 ₩157,440
주차 처방
5월 23일 ₩4,380
초음파
5월 31일 ₩2,110
초음파 후 상담.
다음 진료는 이식하는 날이라 배아를 1개를 넣을 건지, 2개를 넣을건지 결정하라고 하셨다.
1개를 넣어도, 2개를 넣어도 착상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고, 혹은 운이 좋으면 쌍둥이가 될 수도 있다.
오래전부터 아기가 생기지 않아 언젠가부터 말버릇처럼 "나중에 애기 생기면 아들, 딸 쌍둥이가 한꺼번에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노래~ 노래 부르곤 했었다. 쌍둥이라면 오히려 몇 배로 더 감사할 것이라며 2개의 배아를 넣어 달라고 했다.
1달 동안 먹는 약과 배주사로 힘들었기에 이식하기 전 가볍게 남편이랑 필리핀 포상 여행 일주일 다녀오기
6월 7일 ₩142,610
동결배아이식 5일 배양 1개, 6일 배양 1개
배아를 이식하고 수술실에서 나오면 오늘 어떤 배아가 이식 됐는지 사진을 주신다.
잘 착상되길 바라며 사진 한컷 남겼다.
6월 10일
이식 후 4일 차. 다음 진료까지 못 참고 임테기에 손을 댔다.
오 매직 아이 확인!!!!
내가 엄마가 되는 건가... 진짜 임신을 한 건가.. 살면서 처음 보는 두줄이라 울컥했다.
6월 15일 ₩78,800
오전에 1차 피검 후 오후 전화 옴. 피검수치결과 305.68 안정적인 수치의 임신 확인.
그렇지만 아직 2차의 피검이 남아 있기에 조심 또 조심하기. 조바심 금지
6월 20일 ₩106,000
오전에 2차 피검 후 오후에 문자 옴.
6월 27일 ₩104,200
착상이 잘돼서 잘 크고 있는지 초음파 진료 시작. 마음 졸였던 임신테스트 기록
7월 4일 ₩325,500
정기 검진 및 임신확인증 발급
7월 17일 ₩ 54,000
정기 검진 및 난임병원 졸업.
5월부터 시작된 시험관 일정이 종료되었다.
운이 좋게도 시험관 1차에 2개의 배아를 이식시켜 바로 쌍둥이 엄마가 되었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정말 중요하다.
난임병원에 갈 때 마다 무거운 마음보다 긴 여행 가는 마음으로 즐겁게 갔다.
병원 진료가 끝나면 매번 맛있는 음식을 먹고 롯데프리미엄 아웃렛 가서 쇼핑하고 집에 왔다.
또 남들은 유별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배우자의 적극적인 지지와 도움으로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
(5월~10월 일을 쉬면서 옆에서 쿵짝 쿵짝 산전조리 케어 해줌)
처음 해보는 시험관이라 물어볼 곳도 없고 정보도 없어서 참 검색을 많이 했었다.
(거의 핸드폰을 붙들고 살 정도로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 검색했었는데..)
나중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난임 이야기 쓰고 싶었는데
불과 몇달전인데도 그 당시에 꼬박 작성한 게 아니라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
대략 적인 일정과 비용에 대해 적었고 나중에 추후 보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추가 업로드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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